요즘 제사 안 지낸다는데… 친정 가서 전 부치고 온 날
친정 할머니 제사 준비를 도와드리러 친정에 다녀왔다.
엄마는 요즘은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하시지만, 막상 준비를 시작하면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많다.
오징어튀김, 새우튀김, 명태전, 고구마전, 산적, 두부구이,동그랑땡
밀가루와 튀김가루를 묻히고 계란 푼 물에 퐁당 담갔다가 튀기거나 구워낸다.
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함께 하나씩 접시에 담긴다.
친정에는 제사가 참 많다.
큰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엄마는 수십 년 동안 제사를 지내오셨다.
벌써 50년이 되어 간다.

요즘은 주변에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도 많다고 한다.
그래서인지 우리 집 이야기는 조금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.
이제는 나이도 드셨으니 그만 지내셔도 되지 않겠냐고 말씀드리면
엄마는 많이 줄였다고 하신다.
그래도 섭섭해서 완전히 놓지는 못하시겠다고.
덧붙여 생각해 보면
제사를 지내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.
조상을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.
하지만 늘 마음에 걸리는 건
그 많은 일을 엄마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.

제사 음식 준비는 대부분 여자들의 몫이 되고
남자들은 그저 앉아 있기만 하는 모습이
솔직히 나는 썩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.
함께 조상을 기리는 자리라면
준비하는 일도 함께 나누면 좋을 텐데.
조금씩이라도
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함께 기억하는 방향으로
바뀌어 가면 좋으련만
아직은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.
오늘도 전을 부치며
엄마가 보내온 긴 시간을
조금은 생각해 보게 되는 하루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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